조선소 위험성평가표를 살펴보면 추락, 낙하, 감전, 화재, 협착과 같은 위험요인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류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실제 작업장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이 발견됩니다. 용접 케이블이 통로를 가로지르거나, 불티가 작업발판 틈으로 떨어지거나, 장비 이동 경로에 다른 작업자가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이런 위험은 사무실에서 작업표준만 검토해서는 모두 찾기 어렵습니다.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이 위험성평가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험성평가는 사고가 난 뒤 작성하는 서류가 아닙니다
위험성평가는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을 미리 찾아 위험성을 판단하고, 필요한 감소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목적은 평가표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위험을 제거하거나 허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추는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적어 놓았지만 개구부가 그대로 열려 있거나, 손상된 케이블을 교체하지 않았거나, 혼재작업을 분리하지 않았다면 위험성평가가 제대로 실행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동용접 작업에서 발견되는 실제 위험
저는 주판 자동용접 공정에서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자동용접은 토치를 사람이 계속 들고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수동용접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작업자가 장비와 함께 이동하고 여러 장치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자동용접만의 위험요인이 존재합니다.
- 주행 중인 용접장비와 구조물 사이에 신체가 끼일 위험
- 케이블과 제어선이 구조물에 걸리거나 손상될 위험
- 와이어 송급부와 회전체에 장갑이나 작업복이 말려들 위험
- 용접 불티와 슬래그가 하부로 떨어져 발생하는 화재 위험
- 플럭스 공급·회수장치 이상으로 작업자가 장비에 접근하는 과정의 위험
- 장비 정비 중 갑작스럽게 재가동되는 위험
- 용접흄과 분진에 장시간 노출되는 위험
이러한 내용은 장비 명칭만 알고 있는 사람보다 매일 장비를 운전하고 점검하는 작업자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작업자는 위험이 발생하는 순간을 알고 있습니다
관리자는 공정 전체를 관리하지만 모든 작업동작을 작업자와 같은 위치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작업자는 장비의 작은 변화와 불편함을 가장 먼저 느낍니다.
- 장비가 특정 구간에서 한쪽으로 끌리는 현상
- 케이블이 반복적으로 구조물에 걸리는 위치
- 용접 불티가 불받이포 밖으로 빠져나가는 방향
- 토치와 부재 사이에 손을 넣게 되는 불편한 작업방법
- 환기가 부족해 용접흄이 머무르는 장소
- 이동할 때 안전대 고리를 해제하게 되는 구간
- 지게차 운전자의 시야에서 작업자가 보이지 않는 위치
위험요인은 네 방향에서 확인합니다
현장의 위험요인을 빠짐없이 찾으려면 사람, 장비, 작업환경과 관리방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작업자의 숙련도, 자격, 건강상태, 작업 자세, 보호구 착용과 불안전한 행동을 확인합니다.
용접기, 자동화장비, 전동공구, 크레인과 지게차의 손상·고장·방호장치 상태를 확인합니다.
가스, 도료, 용접흄, 소음, 분진, 조도, 환기, 통로와 작업공간을 확인합니다.
작업순서, 작업허가, 혼재작업, 의사소통, 신호방법과 비상대응 절차를 확인합니다.
작업자의 부주의만 원인으로 정하면 장비나 작업방법에 남아 있는 위험을 놓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실수하더라도 사고로 연결되지 않도록 설비와 작업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합니다.
빈도와 강도로 위험성을 판단합니다
위험성을 판단할 때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피해의 크기를 함께 고려합니다.
- 빈도: 작업 중 위험상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 수 있는가?
- 강도: 사고가 발생하면 부상이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가?
발생 가능성이 낮아 보여도 사망이나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추락, 질식, 감전, 화재·폭발과 중량물 낙하는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사고가 발생할 조건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책은 보호구보다 위험 제거가 먼저입니다
위험요인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주의해서 작업한다” 또는 “보호구를 착용한다”는 대책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험요인 자체를 없애거나 더 안전한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작업, 가연물, 장애물과 위험공정을 없앱니다.
위험한 물질·설비·작업방법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으로 바꿉니다.
방호덮개, 안전난간, 환기장치, 인터록과 자동정지장치를 설치합니다.
작업허가, 작업순서 변경, 출입통제, 신호수 배치와 교육을 시행합니다.
앞선 대책을 적용하고도 남는 위험에 적합한 보호구를 착용합니다.
작업 전·중·후로 확인해야 합니다
작업 전
- 작업장과 주변 공정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 작업자와 함께 위험요인을 찾습니다.
- 필요한 개선조치를 완료합니다.
- TBM을 통해 작업방법과 비상조치를 공유합니다.
작업 중
- 작업조건이 계획과 다르게 변했는지 확인합니다.
- 새로운 작업자와 장비가 투입됐는지 확인합니다.
-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발견되면 작업을 중지합니다.
- 기존 대책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합니다.
작업 후
- 아차사고와 장비 이상을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 작업 중 발견한 위험요인을 다음 평가에 반영합니다.
- 임시로 설치한 안전시설을 임의로 철거하지 않습니다.
- 다음 작업을 위해 통로와 작업장을 정리합니다.
형식적인 근로자 참여를 피하는 방법
위험성평가표를 관리자가 먼저 작성한 뒤 작업자에게 서명만 받는다면 실질적인 참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작업자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다음 질문을 직접 해야 합니다.
- 이 작업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 장비 사용 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상은 무엇입니까?
- 작업하기 불편해서 안전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 최근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있었습니까?
- 현재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가능한 방법입니까?
- 더 안전하게 작업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합니까?
작업자가 의견을 제시했을 때 조치 결과까지 알려줘야 다음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의견만 듣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참여는 오래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마무리
조선소 위험성평가는 사무실에서 완성되는 문서가 아닙니다. 용접 불티가 어디로 떨어지는지, 장비가 어느 구간에서 흔들리는지, 작업자가 왜 위험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지 현장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실제 작업자입니다. 작업자의 경험이 반영돼야 평가표 속 위험요인과 현장의 위험이 일치합니다.
① 위험성평가는 사고 발생 전에 위험을 찾아 개선하는 활동입니다.
② 실제 작업자가 참여해야 숨은 위험요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③ 빈도와 강도를 함께 고려해 위험성을 판단합니다.
④ 보호구보다 위험 제거와 공학적 개선을 우선합니다.
⑤ 작업 중 조건이 달라지면 위험성평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⑥ 작업자의 의견에 대한 조치 결과까지 공유해야 합니다.
NADAY WELDING LAB
나데이 용접연구소
용접으로 세상을 잇다.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위험성평가
- 고용노동부 —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 고용노동부 —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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