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작업 중 불티가 튀지 않았는데도 화재가 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현장에서 그 상황을 직접 겪었습니다. 2025년 3월 2일부터 화기작업 시 성능인증을 받은 용접방화포 사용이 의무화되었는데, 이 제도가 왜 나왔는지 현장 경험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성능인증 용접방화포, 의무화된 이유가 있습니다
2025년 3월 2일부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조항이 시행되면서, 용접·용단 등 화기작업 시 소방청장이 고시한 성능인증을 받은 용접방화포를 사용하는 것이 의무가 되었습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난해 9월 1일 개정·공포된 뒤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것으로, 그만큼 현장에 적용할 준비 시간을 준 셈입니다.
여기서 용접방화포란, 용접·용단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꽃과 불티가 주변 가연물로 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내열성 차단 시트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불티 비산(飛散)—즉, 불티가 사방으로 흩날리는 현상—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덮개입니다. 이전에도 현장에서 방화포를 사용하는 곳은 있었지만, 성능 기준이 없다 보니 제품마다 차이가 컸습니다. 이번 의무화로 소방청 고시 제2023-35호 「방화포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수준」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20년 이후 화기작업 중 발생한 대형 인명피해 사고들이 이번 제도 개선의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강원도소방본부). 실제로 현장에서 방화포를 사용하더라도 불티관통 방지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었다면 사실상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의무화는 바로 그 허점을 메우는 조치입니다.
용접방화포 외에도 금속처럼 불티관통 방지 성능을 갖춘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여전히 인정됩니다. 그리고 소규모 사업장이라면 '안전일터 조성지원사업'을 통해 구매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으니, 산업안전포털(portal.kosha.or.kr)에서 신청 여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 의무 시행일: 2025년 3월 2일부터
- 대상 작업: 용접·용단 등 불꽃과 불티가 발생하는 모든 화기작업
- 기준: 소방청 고시 제2023-35호 성능인증 통과 제품만 인정
- 지원: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일터 조성지원사업으로 구매비용 일부 지원 가능
불티가 안 튀었는데 불이 났다, 잔열관리의 맹점
저는 현장에서 화재라고 하면 당연히 불티가 직접 튀어서 불이 붙는 상황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용접 전 주변 가연물을 치우고, 방화포를 깔고, 화재감시자를 세우는 것까지 꽤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슬래그(slag)의 잔열이었습니다.
슬래그란 용접 또는 용단 과정에서 모재(母材)가 용융·산화되면서 생기는 부산물로, 쉽게 말해 용접 후 남는 검은 찌꺼기입니다. 이 슬래그는 겉보기에는 식은 것처럼 보여도 내부에 상당한 잔열(殘熱)을 품고 있습니다. 잔열이란 작업이 끝난 뒤에도 금속이나 부산물 내부에 남아 있는 열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겪은 사례가 바로 이 잔열 문제였습니다. 현장에 불연성 폐기물을 모아두는 통이 있었는데, 일부 가연성 물질이 섞여 있었고 작업 후 버려진 슬래그의 잔열이 그 가연성 물질에 전달되면서 한참 시간이 지난 뒤 화재로 이어졌습니다. 불꽃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용접방화포도 걷어낸 이후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상황이었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제가 깨달은 건, '불연성 폐기물통'이라는 명칭이 주는 안도감이 얼마나 위험한지였습니다. 용기의 재질이 불에 타지 않는다는 것과 용기 안이 안전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가연성 물질이 조금이라도 섞여 있다면 점화원(點火源)—즉 불을 일으킬 수 있는 열이나 불꽃—이 될 수 있는 고온 슬래그로 충분히 발화가 가능합니다.
화기작업 후 잔열 관리가 잘 안 되는 이유는 구조적으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안전 체계 대부분이 작업 중 불티 비산 방지에 집중되어 있고, 작업 종료 후 슬래그 처리나 잔열 확인은 관리체계 안에 명확히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개인 작업자의 주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폐기물 분리배출 기준, 고온 슬래그 별도 처리 절차, 작업 종료 후 일정 시간 화재감시를 관리체계에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능인증 받은 용접방화포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소방청 고시 제2023-35호 「방화포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수준」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는 성능인증 마크가 부착됩니다. 구매 전 제품에 해당 인증 표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인증번호를 제조사나 납품처에 요청해 검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소규모 사업장도 용접방화포 구매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 네, 받을 수 있습니다. '안전일터 조성지원사업'을 통해 용접방화포 구매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산업안전포털(portal.kosha.or.kr)에 접속해 신청 가능 여부와 지원 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업장 규모 요건이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용접 작업이 끝난 후 슬래그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A. 슬래그는 충분히 냉각되기 전까지 내열성 전용 용기에 별도 보관하고, 가연성 폐기물과 절대 혼합하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잔열이 완전히 식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작업 종료 후 일정 시간 화재감시자가 현장에 남아 있는 것을 권장합니다. 제 경험상 '다 식었겠지'라는 판단보다 확인이 훨씬 안전합니다.
Q. 용접방화포 대신 다른 재료를 써도 되나요?
A. 규정상 용접방화포 외에도 금속 등 불티관통 방지 성능을 갖춘 재료를 활용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다만 그 재료가 실제로 불티관통 방지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임시방편 재료를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결론
이번 용접방화포 성능인증 의무화는 단순한 규정 추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반복되어 온 화기작업 화재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이고, 저처럼 불티 비산에만 집중하다 잔열이나 폐기물 혼입 문제를 놓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방향이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한 잔열 화재는 규정을 어긴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더 무서웠습니다. 성능인증 용접방화포를 쓰는 것은 이제 최소 기준이고, 작업 후 슬래그 잔열 확인과 가연성 물질 분리배출까지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진짜 예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장에서 화기작업을 하고 계신다면, 오늘 작업 종료 후 폐기물통 안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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