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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용접&안전

조선소에서 자주 듣는 “선급 검사”, 정확히 무엇일까요?

by NADAY WELDING LAB 2026.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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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는 조선소에서 꽤 오래 일하면서도 누군가 "선급이 정확히 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배 검사하는 곳 아닌가요?"라고 얼버무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급(Classification)은 완성된 배를 한 번 검사하고 끝내는 제도가 아닙니다. 설계와 도면 검토에서 시작해 건조 중 검사, 선급 부여 그리고 운항 중 검사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기술관리 체계입니다.

특히 조선소에서 용접을 하다 보면 WPS, 용접사 자격, 용접재료, NDT와 같은 업무 곳곳에서 선급규칙을 만나게 됩니다. 선급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현장에서 왜 그렇게 많은 승인과 검사가 필요한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선급기관과 조선소 검사 과정



선급(Classification)이란 무엇인가?

선급(Classification)이란 선박이 선급기관의 규칙과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설계·건조되고, 운항 중에도 그 요건을 계속 충족하는지를 검토·검사하여 선급(Class)을 부여하고 유지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선급(Classification)과 선급기관(Classification Society)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급은 선박에 적용되는 분류·등급 체계를 의미하고, 선급기관은 자체 기술규칙을 제정하고 설계 검토와 검사를 수행하는 독립적인 제3자 기술기관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선급을 유지한다"는 표현과 "선급기관의 검사를 받는다"는 표현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제가 처음 선급을 접했을 때도 이 두 개념을 하나로 생각했는데, 구분하고 나니 선급 관련 업무가 훨씬 이해하기 쉬워졌습니다.

요약: 선급은 제도·등급을 의미하고, 선급기관은 규칙을 제정하고 설계 검토와 검사를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Lloyd's Register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선급 제도가 왜 생겼는지를 이해하려면 17세기 후반 영국 런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Edward Lloyd가 운영하던 커피하우스에는 선주, 상인, 보험업자 등 해운 관계자들이 모여 선박과 항해에 관한 정보를 교환했습니다.

당시 배에 화물을 싣는 사람이나 선박에 투자하는 사람, 보험을 인수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배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선박마다 상태가 달랐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체계적인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필요 속에서 선박의 상태를 조사하고 분류해 기록하는 체계가 발전했고, 이것이 오늘날 Lloyd's Register(LR)로 이어지는 선급 역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습니다. 현재 LR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주요 선급기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서 제가 처음 배울 때 가장 헷갈렸던 것이 있습니다. "선급은 선박 보험회사 아닌가요?"라는 부분입니다. 선급 제도가 해상보험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한 것은 맞지만 현대의 선급기관은 보험료를 결정하거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회사가 아닙니다.

선급기관은 선박이 자체 선급규칙과 기술기준을 충족하는지 검토·검사하고 선급을 부여·유지합니다. 선급 상태와 검사 정보 등이 보험자의 위험평가에 활용될 수는 있지만 선급과 보험은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요약: 선급은 선박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필요에서 발전했으며, 해상보험과 역사적 관계는 있지만 선급기관 자체가 보험회사는 아닙니다.

 

IACS와 세계 주요 선급기관

선급을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이름이 IACS입니다. IACS는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lassification Societies의 약자로, 우리말로 국제선급연합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IACS란 주요 회원 선급기관들이 선박의 안전과 기술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기술요건을 공동으로 발전시키는 국제 협력체를 의미합니다(출처: IACS).

대표적인 것이 Unified Requirements(UR)입니다. UR은 IACS 회원 선급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채택하는 통일요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IACS 회원이면 모든 선급규칙이 똑같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각 선급기관은 자체 Rules와 검사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적용되는 선급의 최신 규칙과 승인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선소에서 자주 접하는 주요 선급기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 KR (Korean Register) —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하는 선급기관
  • DNV —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국제적인 선급·인증기관
  • ABS (American Bureau of Shipping) —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선급기관
  • LR (Lloyd's Register) — 영국에서 발전한 대표적인 국제 선급기관
  • BV (Bureau Veritas) — 프랑스에 본사를 둔 국제 시험·검사·인증기관이자 선급기관
  • ClassNK (Nippon Kaiji Kyokai) — 일본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선급기관

DNV와 DNV GL은 다른 기관일까?

오래된 조선소 자료를 보면 DNV, GL, DNV GL이라는 이름이 함께 등장합니다. 저도 예전 자료를 볼 때 서로 다른 선급으로 생각하면 되는지 헷갈렸던 부분입니다.

DNV의 역사는 노르웨이의 Det Norske Veritas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Det Norske Veritas와 독일의 Germanischer Lloyd(GL)가 2013년 합병하면서 DNV GL이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2021년 사명을 DNV로 변경했습니다.

따라서 과거 도면이나 품질문서에서 DNV GL이라는 명칭을 발견할 수 있지만 현재는 DNV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DNV는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선급 업무뿐 아니라 에너지, 석유·가스, 재생에너지, 전력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인증·검증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약: IACS는 선급기관 위에 존재하는 하나의 세계 선급기관이 아니라 주요 선급기관들의 국제 협력체입니다. DNV는 과거 DNV GL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현재 공식 명칭은 DNV입니다.

 

선급검사는 완성된 배를 보는 게 아니다

제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처음에 잘못 이해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선급검사는 배가 다 완성된 뒤 한 번 검사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선박이 만들어지기 전 설계 단계부터 이미 선급과 관련된 검토가 시작됩니다.

먼저 적용 선급이 정해지면 해당 선급의 Rules와 프로젝트 요구사항 등을 기준으로 설계가 진행됩니다. 이후 선체 구조와 각종 시스템의 도면 및 기술문서가 적용 규칙을 충족하는지 검토합니다.

건조 단계에서는 강재와 주요 기자재, 용접재료 등 필요한 항목에 대한 승인 및 검사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실제 제작과 용접이 승인된 조건에 따라 이루어지는지도 확인합니다. 필요한 단계에서는 선급 검사원이 입회하거나 관련 시험과 기록을 확인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설계 및 적용 선급규칙 확인
  • 도면·기술문서 검토
  • 재료·기자재 및 필요한 승인사항 확인
  • 용접절차 및 작업자 자격 확인
  • 건조 중 검사
  • 시험 및 시운전
  • 선급 부여·등록
  • 운항 중 정기적인 검사와 선급 유지

선박이 인도됐다고 선급의 역할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운항 중에도 적용되는 검사체계에 따라 선박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선급을 유지합니다. 한국선급 역시 선급 및 검사와 관련한 기술규칙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선급 KR).

요약: 선급은 설계와 도면 검토에서 시작해 건조·시험·시운전을 거쳐 선급 부여 후 운항 중 검사까지 이어지는 지속적인 관리체계입니다.

 

선급검사와 법정검사는 왜 다를까

현장에서 선급검사(Class Survey)와 법정검사(Statutory Survey)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검사원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접하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선급검사는 선급기관의 Rules에 따라 선박에 Class를 부여하고 유지하기 위해 수행하는 검사입니다. 반면 법정검사는 SOLAS, MARPOL 등 적용되는 국제협약과 기국(Flag State)의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여기서 기국(Flag State)이란 해당 선박이 등록되어 그 국기를 달고 운항하는 국가를 의미합니다. 기국 정부는 일정한 요건에 따라 인정된 기관에 일부 법정검사와 증서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선급기관의 검사원이 선급검사뿐 아니라 위임받은 법정검사 업무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같은 검사처럼 보여도 선급검사와 법정검사는 목적과 근거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요약: 선급검사는 Class의 부여·유지를 위한 검사이고, 법정검사는 국제협약과 기국의 법적 요구사항에 따른 검사입니다.

 

용접 비드 하나가 선급과 연결되는 이유

"선급은 품질관리자나 검사원이 신경 쓰는 것 아닌가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용접 현장에서 WPS를 확인하고 용접절차 qualification과 용접사 자격이 작업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용접사는 선급과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선박은 수많은 강재를 절단하고 조립한 뒤 용접하여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로 만들어집니다. 설계가 아무리 완벽하고 좋은 강재를 사용해도 용접부가 요구되는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면 구조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WPS(Welding Procedure Specification)는 실제 용접에 적용할 재료, 용접방법, 자세, 용접조건 등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용접절차서입니다. 쉽게 말해 "어떤 조건과 방법으로 이 용접을 수행할 것인가"를 정리한 작업의 기술적 기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적용하는 코드·표준과 선급규칙에 따라 WPS와 이를 뒷받침하는 PQR 또는 WPQR, 그리고 용접사 자격 등이 관리됩니다. PQR(Procedure Qualification Record)은 시험용 용접을 실제로 수행한 조건과 시험 결과 등을 기록하여 해당 용접절차가 요구되는 성능을 만족했음을 입증하는 문서입니다.

다만 WPS, PQR, WPQR 등 용접절차와 관련된 문서의 명칭과 qualification 방식은 적용하는 코드·표준 및 선급규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용어 하나만 외우기보다 "현재 프로젝트에는 어떤 선급과 어떤 규정이 적용되고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WPS로 용접할 수 있는가?", "이 용접사는 해당 재료와 자세를 용접할 자격이 있는가?", "이 용접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서류 확인이 아닙니다. 승인된 절차의 범위와 프로젝트 기술요건을 실제 작업에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NDT도 선급과 연결됩니다

NDT(Non-Destructive Testing)는 대상물을 파괴하거나 사용성을 훼손하지 않고 표면 또는 내부의 불연속을 확인하는 비파괴검사를 의미합니다. 용접에서는 VT, PT, MT, UT, RT 등 여러 검사방법이 사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NDT가 단순히 "용접 내부 결함을 찾는 검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표면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부터 표면 또는 표면 근처의 불연속을 검출하는 방법,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목적에 따라 검사방법이 달라집니다.

어떤 부위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검사할 것인지 역시 적용되는 선급규칙, 설계 및 프로젝트 요구사항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결국 도면에서 보이는 짧은 용접기호 하나 뒤에도 WPS, 작업자 자격, 재료, 검사 그리고 선급규칙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셈입니다.

요약: WPS, 용접절차 qualification, 용접사 자격 및 NDT는 실제 용접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이며, 적용 선급규칙과 코드·표준 및 프로젝트 요구사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선급기관은 선박 보험회사인가요?

A. 아닙니다. 선급기관은 보험상품을 판매하거나 보험료를 직접 책정하는 보험회사가 아닙니다. 선급 제도가 해상보험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했지만 오늘날에는 선급규칙에 대한 선박의 적합성을 검토·검사하고 선급을 부여·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Q. IACS 회원 선급이면 규칙이 모두 같은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IACS 회원 선급기관들은 Unified Requirements 등 여러 공통 기술요건을 발전시키지만 각 선급기관은 자체 Rules와 검사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적용 선급의 최신 규칙을 확인해야 합니다.

 

Q. DNV GL과 DNV는 다른 선급인가요?

A. 현재 기준으로 별개의 선급기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Det Norske Veritas와 Germanischer Lloyd가 2013년 합병해 DNV GL이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2021년 사명을 DNV로 변경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도면이나 품질문서에서는 DNV GL이라는 명칭을 볼 수 있지만 현재 명칭은 DNV입니다.

 

Q. 선급검사와 법정검사는 같은 검사인가요?

A. 개념적으로 다릅니다. 선급검사는 해당 선급의 Rules에 따라 Class를 부여·유지하기 위한 검사이고, 법정검사는 국제협약과 기국의 법적 요구사항에 따른 검사입니다. 선급기관이 기국으로부터 관련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경우가 있어 현장에서는 혼동하기 쉽습니다.

 

Q. 용접사도 선급규칙을 알아야 하나요?

A. 선급규칙 전체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작업에 어떤 선급과 WPS가 적용되는지, 자신의 용접사 자격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작업조건을 지켜야 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승인된 용접절차를 실제 현장 작업으로 연결하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조선소에서 "오늘 선급 검사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검사원이 현장에 오는 날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급의 흐름을 하나씩 이해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선급은 완성된 배의 용접부 몇 군데를 검사하는 것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닙니다. 설계자의 도면에서 시작해 강재와 용접재료, 기자재, 용접절차, 건조 중 검사와 시험을 거쳐 선박이 바다에 나간 이후의 검사까지 이어지는 체계입니다.

특히 용접 현장에서 보면 이 관계가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제가 놓는 용접 비드 하나도 승인된 WPS와 작업자의 자격, 재료와 검사기준을 통해 결국 선박 전체의 품질관리 체계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저는 선급을 이해한다는 것이 규정 하나를 더 외우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작업이 왜 이 기준을 지켜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다음에 WPS를 확인하거나 선급검사를 준비할 때 그 뒤에 연결된 전체 흐름을 한 번 떠올려 보면 현장에서 보이는 것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한국선급(KR) | IACS | DNV | 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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